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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의 연구기관】 시리즈1: 일본 -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1. 귀 기관의 특징을 소개해주십시오. 

본 연구소는 1984년 일본에서 지역연구센터로 출범하였으며,‘학제적, 종합적’인 연구를 목표로 대학 전체에서 다양한 전문가를 모으는 공동연구의 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는 지역연구센터가 가지는 의의가 분명하지만, 과거 일본 대학교육에서는 지역연구의 입지가 약했던 점을 고려할 때 센터 설립이 지역연구 이론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더욱이 본 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는 게이오대학 내부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센터는 교내 학부라는 장벽을 없애고 연구원을 모집하는 동시에 국가간 장벽을 뛰어넘은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조직함에 따라 학제적, 종합적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습니다. 1세대 전의 지역연구센터 소식지에서 외국인이 포함된 문과 및 이과계 연구원들이 모여 여러 과학을 융합시키고자 하는 연구 프로젝트가 소개된 기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지역연구센터는 2004년에 동아시아연구소로 새롭게 개편되었습니다. 이 개편은 본 연구기관이 동아시아 지역 연구에 중점을 두어 온 사실을 확인하고, 나아가 동아시아 지역에 관한 연구를 충실히 수행해 하고자 하는 결의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개편 이후에도 발족 당시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실제로 연구 대상의 지리적 범위는 종종 ‘동아시아’의 의미론적 허용한도를 뛰어 넘고 있는데, 다시 말해 동남아시아나 남아시아, 태평양 지역 역시 센터의 연구 대상에 포함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역사학, 정치학, 경제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 및 접근 방법들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의 중점이 주로 중국 및 한반도의 현대사, 정치, 국제관계와 안보에 있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게이오대학이 소장한 20세기 중국에 관한 풍부한 자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중국 및 한반도 지역의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2007년 현대중국연구센터가, 2009년 현대한국연구센터가 연구소 하부조직으로서 설치되었습니다. 각 센터들은 정기적으로 중국어, 한국어, 영어로 진행되는 세미나를 개최할 뿐만 아니라 연구성과로서 현대 중국연구시리즈, 현대 한국연구시리즈라는 총서를 간행하고 있습니다. 

 


2. 귀 기관에서 3국 협력과 관련해 이루어졌던 혹은 진행되고 있는 연구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안타깝게도 본 연구소에서 이미 연구가 끝났거나 혹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 중에 ‘한중일’ 3국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이들 연구가 중국의 국내정치와 외교 및 한국, 북한의 국내정치와 외교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일관계와 한일관계를 주제로 한 연구는 이미 다수 있습니다. 또한 ‘전환기의 동아시아와 북한 문제’, ‘동아시아의 전자 네트워크’, ‘아시아의 물류’라는 연구 프로젝트 중에는 일본, 중국, 한국과의 관계를 포함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프로젝트의 고찰 대상이 2개국의 관계에 한정되거나 3개국의 관계를 뛰어넘는 등 둘 중 하나였습니다. 이는 ‘한중일’이라는 사고의 틀이 한 쪽에서는 지나치게 좁고 (한중일 보다는 동아시아를, 혹은 심지어 아시아 전체를 포함하는 것이 보다 의미 있다고 보는 시각),– 다른 한 쪽에서는 지나치게 넓기 (–3개국이 각각 서로 다른 개성을 갖고 있어, 일본의 연구원이 중국과 한국을 동시에 연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중일’ 3국에서 연구기관을 모아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한중일’이라는 틀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설립하는 것은 어렵다 할 수 있습니다. 

 


3. 3국 협력의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시며, 3국 협력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 어떤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십니까? 또한, 이를 위한 한일중 3국 협력사무국(TCS)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한중일 3국이 만드는 삼각형의 모든 변이 정치적으로 긴장된 상태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당분간 단순한 대화 지속 이상의 의미 있는 정치적 협력은 어려울 것입니다. ‘정냉경열(政冷經熱)’이라는 말은 단순히 중일관계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3국이 만든 삼각형의 모든 변에 해당됩니다. 아마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정치 이외의 영역, 특히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 협력을 통하여 정치적 관계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는 연구원으로서 순수하게 학술적 견지에서의 역사인식 문제나 영토 문제를 다루는 국제회의를 열고 싶지만, 한중일 3개국 사이에서 생산적인 회의가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고, 이러한 측면에서는 ‘시민사회’에 관한 회의조차 개최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환경문제, 방재, 교통 인프라, 감염병 등을 주제로 한다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요컨대 한동안은 정치를 우회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3국의 관계를 둘러싼 정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협력의 틀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저희 연구소는 1년에 한 번 와세다대학, 대만의 동우대학, 사천성의 남서교통대학과 합동으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4개 학교가 돌아가면서 개최하며, 동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논의합니다. 매회 구체적인 테마 설정에 고심하기도 하지만,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한다’라는 중국 혁명의 전략과 비슷하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영역 이외의 영역으로 정치를 포위한다’라는 전략을 취하면 원만하게 해결됩니다. 저희로서는 이 협력의 틀에 한국의 대학을 포함하여 한·중·일·대만에 의한 동아시아 4자 대화의 틀을 발전시키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TCS에 바라는 점을 말씀드리자면, 예를 들면 ‘TCS 프로젝트’를 창설해서 비교적 젊은 학자(동아시아 연구기관에 적을 둔 학자에 한하지 않음)들 가운데 동아시아가 공통으로 직면한 여러 문제, 예를 들면 인구고령화나 교통 인프라, 온난화가 가져오는 문제들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얼마 정도의 연구자금을 주고, 한중일 3개국의 대학에 각각 일정 기간(예를 들면 게이오대학, 북경대학, 연세대학에서 1개월씩) 체재하면서 연구와 교류를 심화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또한 위에 기술한 한중일 3개국의 연구원을 포함하지만 반드시 이에 한정하지 않는 연구기관들간의 학술포럼 운영에 조성금을 보내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입니다.


다카하시 노부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 법학부 교수. 일본 쓰쿠바대학 제2학군 비교문화학류 졸업, 1995년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법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 취득. 일본 교토외국어대학교 전임강사를 거쳐 1996년에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법학부 전임강사, 1999년 조교수, 2002년 교수, 주요 저서에 <중국혁명과 국제환경 – 중국공산당의 국제정세 인식과 소련, 1937년 – 1960년>(1996년), <당과 농민 – 중국농민혁명 재검토>(2006년), <현대 중국정치연구 핸드북>(2015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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